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양국의 외교 수장이 첫 통화를 했습니다.
우호적인 덕담이 오가는 일반적인 첫 통화와 달리, 서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가감 없이 드러낸 통화였습니다.
이승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3주째가 되도록 정상 간 통화가 없는 가운데 이뤄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통화.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을 잠시 했을 뿐, 주저 없이 공격적인 입장을 서로 드러냈습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미국이 신장과 티베트, 홍콩 문제에 대해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계속 지지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중국도 동참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아울러 대만해협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규칙을 무시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고자 동맹들과 협력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사실상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속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중국도 결코 밀리지 않았습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중국은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아 상호 존중과 협력으로 두 나라 관계를 발전시키길 촉구한다"며 꼬인 양국 관계의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돌렸습니다.
또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 문제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문제가 걸려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홍콩과 신장 등의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결국, 혹시나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했던 미·중 외교수장의 첫 전화는 결코 쉽지 않은 양국 관계의 앞날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분석입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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